신문을 펼치면 온통 AI다.
취준생일 때만 해도 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를 뜻하는 AI는 낯선 것이었다. 신문에 등장하는 AI는 ‘조류독감’을 뜻하는 Avian Influenza의 약자인 경우가 많았다. AI라고 했을 때 ‘조류독감’을 떠올리면 문과생, ‘인공지능’을 떠올리면 이과생이라는 말이 나오던 시절이다.
수년 후 대학원생 시절만 해도 ‘코딩’ 능력은 중요했다. ChatGPT가 이제 막 나오던 때였고, 일반인에겐 낯선 것이었다. 관련 학회에서나 prompt engineering 관련 얘기가 오갔다.
대학원 졸업 후 다시 몇 년이 흘렀다. 이제 컴퓨터 앞에 앉아 일을 하는 사람 중 AI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다.
얼마 전 Open AI 가 ChatGPT 아스트로를 공개했다. 자신감 넘치는 그랜드 론칭이었다. 기업들은 AI를 잘 쓰는 것을 넘어 AI 기업과의 협업에 사활을 건다. AI가 더 잘 노출시켜 주는 콘텐츠가 살아남고 계속 돈을 벌 것이다.
AI를 둘러싼 미중 기술 패권 전쟁이 한창이다. AI 개발자, 기업들로무터 속도 조절론이 나온다. AI가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접어들고 있으니 개발 속도를 늦추자는 것이다. 기업인들의 선의, 혹은 결단만으로는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군비 경쟁과 비슷한 것이다. 평화는 힘의 균형에서 오고, 우리는 죄수의 딜레마에 따진 죄수들이다.
인류세, 자본세도 아직 잘 소화하지 못 하고 있는데 ‘신성세’이야기가 나온다. 초지능 AI 사이보그와 인간이 함께 살아가야 하는 시대. 초지능 AI의 진화와 인류세의 종언. 제임스 러브록..
AI로 대체할 수 있는, 사실 인간보다 더 빠르고 주도면밀하게 수행할 수 있는 업무가 늘어나다보니 선진국에서 신입 신규 채용은 줄어들고 있다. 개도국 노동자들은 AI에게 ‘먹일’ 데이터를 생산하는 업무를 한다. 당장의 돈벌이를 위해 자신들의 일자리를 대체할 AI를 키우는 데 동원되는 것이다.
인간의 문해력은 점점 하락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학생들의 낮아지는 문해력에 대응하기 위해 ‘독서 교육’을 국가의 책무로 규정했다.
사무실에서 일하다 보면 언뜻언뜻 시야에 들어오는 동료들의 모니터엔 어김없이 AI와의 대화창이 떠 있다. 몇 년 사이 이 빠른 변화의 한가운데서 다소간의 열띤 흥분감과 기대감, 동시에 불안감을 느낀다.
요상한 세상이다. 세상이야 언제나 요지경이었지만, 최근 몇 년은 더욱 그렇다. 앞으로는 그 정도가 심해질 것 같다.